'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이 있죠? 평소에 흔하던 것도 막상 필요해서 구하려 들면 찾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정말 개똥을 약재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까요? 이 기사는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이번에도 역시 동의보감에서 답을 찾고자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똥을 사용한다는 기록은 찾지 못했습니다. 대신 닭똥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게 여러 차례 발견됩니다. 그 중 몇 개를 소개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똥을 사용한다는 기록은 찾지 못했습니다. 대신 닭똥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게 여러 차례 발견됩니다. 그 중 몇 개를 소개합니다.
-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을 치료하고, 아울러 풍통(風痛)에 붙인다. (침구탕액편)
- 곡창(穀脹) 및 여러 창(脹)을 치료한다. 똥을 취해서 희게 볶아서 황탕(黃湯)에 담가서 맑은 즙을 취해서 복용한다. (잡병편)
- 수종(水腫), 기종(氣腫), 습종(濕腫)을 치료하는 데 다 효험이 있다. 마른 닭똥 1되를 노랗게 볶은 것을 좋은 청주 3주발에 담가 내려 1주발이 되도록 달여 여과시켜 찌꺼기를 제거하고 마시게 하면 조금 후에 뱃속이 크게 전동(轉動)하고 우글거림에 따라서 대변이 잘 나오고 무릎과 다리 및 배꼽 아래위에 먼저 주름이 일어나고 부은 것[腫]이 없어지니 병이 다하지 않으면 다시 1제를 복용하고 우렁이 2매를 끓는 술에 뜨겁게 녹여 먹으면 곧 그치니 이름을 계여음이라 한다. (잡병편)
'역절풍'은 서양의학의 관점에서 통풍 내지는 류머티스 관절염에 해당하는 병입니다. 이 병을 앓으면 호랑이에게 물린 것처럼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 하여 '백호역절풍'이라고도 한다네요. 통풍의 주요 발병 요인은 요산의 체내 과다 축적이라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우리가 흔히 즐기는 '치맥(치킨+맥주)'이 통풍에 치명적이라는 것도 알아두면 좋겠네요. 알코올이 요산 생성을 촉진하는 동시에 요산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이라네요.
'곡창'은 곡류로 만든 음식을 과식하여 위장에 탈이 나서 생기는 병을 말하며, '창'은 한자의 뜻으로 미루어보아 몸이 부풀어오르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수종','기종', '습종'은 몸이 붓거나 부스럼이 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닭똥을 처방하는 병명을 살펴보니,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 배출이 안 되고 몸에 쌓여 있어서 생기는 병에 닭똥을 처방한다는 사실입니다. 통풍은 요산이 쌓여서 생기는 병이고, '곡창'은 체내에 음식이 너무 많이 쌓여서, '수종'은 체내 조직에 체액이 많이 괴어서, '기종'은 조직 내에 공기가 침입해서, 습종은 고름이 차서 생기는 병이니까요. 노폐물을 제때 배출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이런 중요한 일에닭똥이 기여하는 것이죠.
속담에서 '똥'은 흔하고 하찮은 것을 상징합니다. 현실에서도 똥은 처리하기 곤란한 폐기물이죠. 하지만 「동의보감」 속 닭똥은 중요한 약재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똥의 재발견입니다.
참고자료
1. 완역 동의보감, 허준 지음, 최창록 옮김, 푸른사상, 2003
2. `치맥` 즐기는 당신, 통풍질환 주의해야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478009 매경헬스, 2011.7.22
= KIOM 블로그기자단 4기 김현혜
= KIOM 블로그기자단 4기 김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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