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 잠시 동안 최종 발언 시간을 가질 텐데요. (질문함 가리키며) 요게 좀 있으면 모양새가 안 좋아 보이니까 마음속으로 생각하시는 동안 질문함을 좀 치우도록 하겠습니다. 관리위원 여러분 치워주시기 바랍니다. 아, 고거(질문지) 다 같이 모아서요, 아, 넣지 마세요. 따로 보관해 주세요. (질문함 치우는 동안 사회자가 말한다.) 그, 지원자 최종발언은 3분씩입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지원자 최종발언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이면우 지원자, 시작하겠습니다.
1. 이면우 (과학교육과 교수)
예, 처음 발표했고 또 최종 마무리도 처음 하니까 제일로 좋은 거 같습니다. 예 저는 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선봉장으로 헌신을 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퍼포먼스 하나 준비를 했습니다. (종이 보여주며) 제가 읽던 논문인데요. 이걸 던져 보겠습니다. (종잇장을 던진다) 잘 안 날아가네요. (종이 구겨서 공처럼 뭉친 다음 던진다) 잘 날아갑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제가 비행기를 접었습니다. 날려 보겠습니다. (단상을 떠나 앞에서 네 번째 열에 앉은 사람에게 꽂힌다.) 자, 총장은 경우에 따라선 구겨질 수도 있습니다. 총장은 경우에 따라서는 좋은 비행기를 만들어 푸른 창공을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최근 2개월 동안 제 전공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과학교육, 영재교육을 전공하는 사람인데, 최근에는 총장학을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너무 재밌고, 흥분되고, 자신이 있습니다. 앞으로 제 능력을 대학을 위해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정말로 헌신을 하겠습니다. 제 능력은 작은 책자입니다만 뒤쪽에 간단한 경력을 써 놓았습니다. 저는 최근에 아주 작은 학회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일본교육학회라는 등재후보지를 가지고 있는 이 학회 회장이 되면서 제가 매월은 아니지만 1년에 여섯 번의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서 많은 교수를 초빙해서 학술 대회도 했습니다. 학술대회 할 때마다 우리 회원들이 10만원씩 냅니다. 아주 기쁘게 운영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참여해 주십시오. 곧 있을 우리 대학 총장추천위원회 아홉시부터 열시, 관리위원이 할 일입니다만, 반드시 참여해 주십시오. 대한민국 표준시로 아마 10시 1분만 되어도 참여 못하실 겁니다. 이 기회에 우리 교직원 정확한 성함을 숙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복모음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표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이왕이면 저를 한번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도와주십시오. 제가 손을 내밀면 따뜻한 손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제 손을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무에서 유를 만들 순 없습니다. 그러나 유에서 유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같이 경쟁하는 우리 지원자 교수님들 감사합니다. 공약 많이 공부하고 필요하다면 옮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 다음은 김덕규 지원자의 최종 발언이 있겠습니다.)
2. 김덕규 (영어교육과 교수)
존경하는 교수님, 직원 선생님, 그리고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저는 총장 출마 결심의 과정에서 구성원 여러분을 힘들게 하거나 부담을 드리는 게 아닌가 하여 오랫동안 고심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이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학내의 요구와 그에 따른 저의 소신을 접을 수가 없었습니다. 입학정원의 축소, 대학 법인화, 대학 통폐합, 전문대학원 설치 등은 우리 대학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또 교과부의 경쟁 위주의 평가, 성과급적 연봉제 도입 등은 대학의 권리이자 의무인 교육, 연구, 봉사와 자율적인 기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대학은 지난 4년간 잘된 몇 가지 사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침체의 기간이었습니다. 저는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절박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구성원 모두가 만족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아이디어는 냉철한 머리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최선을 다해 실천하려는 노력입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면 위기가 곧 발전의 기회가 됩니다.
저는 학생을 귀하게 여기고 직원 선생님을 존중하며 교수님들의 도움을 얻겠습니다. 국가가, 국가의 주인이 국민인 것처럼 학교 구성원을 주인으로 섬기면서 소통과 동행으로 대학을 함께 꾸려나가겠습니다. 저는 나보다는 우리가 똑똑하다는 집단지성의 힘을 믿습니다. 석우 교육공동체의 힘을 믿습니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며 자발적 참여를 통해 미래교육을 선도하는 한국 초등교육 제일의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이것이 저 김덕규가 추구하는 대학운영철학이며 저는 반드시 이것을 임기 내내 실천할 것을 공동체 구성원 여러분에게 엄숙히 약속드립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마음을 모아 주십시오. 항상 겸손한 초심의 마음으로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 : 다음 김상욱 지원자의 최종 발언이 있겠습니다.)
3. 김상욱 (국어교육과 교수)
제가 아까 마지막에 받았던 질문지는 총장이 되고 싶은 게 개인의 명예욕 때문인가 아니면 학교에 대한 애교심 때문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뭐 개인의 명예욕도, 학교에 대한 애교심도 없지는 않죠. 개인의 명예욕도 또한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총장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초등학교 선생님을 길러내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저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질문한다면, 비록 잘나지는 못했습니다만 문화평론을 하고 글을 쓰고 여러분을 가르치고 또 사회에서 제 몫의 일을 하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 하면, 제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셨습니다. 제 초등학교 5학년 선생님께서 제게 도서관 열쇠를 맡기시며 “상욱이가 책 좋아하니까 도서관 청소 네가 해라.”라고 하는 그 순간부터 저는 제 삶이 달라졌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를 유심히 살펴보시고 제게 건네준 그 한 뭉치의 열쇠가 계속해서 책을 읽게 만들었고, 문학에 가까이 가게 만들었고, 결국은 비록 희미하긴 합니다만 제 몫의 역할을, 사회적 몫을 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명예욕이나 학교에 대한 애교심, 뭐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초등학교 선생님을 길러내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하기 때문에, 더 좋은 선생님, 더 나은 선생님을 더 많이 길러내기 위해서 저는 이걸 선택했습니다. 왜냐면, 우리 대학이 그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을 길러내는 방식이 과연 온당했는지, 제 생각에는 정말 소중한 보석 같은 사람들을 모아가지고 그냥 그저 그렇고 평범한 선생님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우리 대학에 입학한 이 학생들에게 4년 동안 우리 대학에서 수많은 경험들과, 경험을 하고 생각을 하고 느끼고 울고 웃고 때로는 싸우고 분노도 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 무엇보다 좋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서 여기 와 있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꿈이 ‘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에 그렇다면, 학교를 졸업하고 임용고사에 합격하면 선생님이 되는 건가요? 비록 소박하게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저는 여러분의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다’라는 말에는 ‘나는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다’라는 전제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그 좋은 선생님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형성되어가는 과정 속에 놓여 있으며, 우리 대학은 그 과정 속에 놓여 있는 여러분들에게 수많은 경험과 사유와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그런 대학으로 변해야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회자 : 네, 김상욱 지원자의 최후발언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준식 지원자의 최후발언이 있겠습니다.)
4. 신준식 (수학교육과 교수)
제가 마지막이라서, 여러분이 굉장히 지루하시고 힘드실 것입니다. 저는 뭐 앞에 세 분께서 다들 좋은 말씀 해주셔가지고, 이런저런 선거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여러 교수님들의 마음을 괴롭히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이 공모제를 처음 실시하는데 직선제로 다시 바꿔서 직선제의 폐단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겠습니다. 해보니까 현재보다 더 나쁜 것 같아요. 제가 여러 교수님들 마음을 좀 괴롭혔다면 이 자리를 빌어서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어쨌든 이 선거는 어디까지나 선거고요. 선거 끝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선거 과정으로 우리 구성원들이 서로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담론을 형성하고, 그런 것들이 또 추진 동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좋겠고, 이것이 우리 대학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이 선거가 끝나면 누구를 지지하고 어떻고 이런 거 다 잊어버리고, 어, 어쨌든 새로운 총장님, 새로운 총장을 중심으로 해서 열심히 다같이 힘을 뭉쳐서 우리 대학이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지금도 마찬가지고, 우리 여기 교수님들, 직원 구성원들, 누구를 지지했네 누구를 지지 안했네 그래가지고 서로 어색하게 지내지 마시고요. 좋으신 분 다 찍으세요. 찍고, 그 다음에, 찍은 다음에는 돌아서서 그냥 소탈하게 한번 누구 뽑았었다,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 (박수에 묻혀 잘 안 들림) 아까 관리위원회의 신뢰성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요. 약속한 대로 질문지를 모아서 수여하도록 하겠습니다. 관리위원들 정리해 주시고요. 뭐, 정리하는 동안 지금까지 고생해 주신 지원자들께 큰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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