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자기 삶을 기록하고 있다. 삶의 끝자락에 이르면 책 한 권이 나오는 셈이다. 대강 기록하거나 아무것도 적지 않은 채 페이지를 넘겨 버리고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모든 페이지를 빼곡하게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 쉬어갈 때도 있어야 하고 사유하는 순간도 있어야 한다.
내가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고 요것도 했노라고 '행적' 중심으로 채워나가다 보면, 정작 자신의 역사에서 '나 자신'이 실종되고 만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떠한 이유로 무슨 행위를 했고 그 결과로 무엇을 얻었는지 또는 깨달았는지 완결된 내러티브로서 기록하는 것이다. 충분한 사유를 전제하지 않는 행위는 단지 내 역사의 페이지를 양적으로 채우기 위한 쇼나 이벤트에 그치고 만다.
지금 당장은 잘나가는 다른 사람과 달리 자신이 볼품없어 보일 수 있지만, 실망하거나 조급해할 것 없다. 다른 사람이 적어나가는 역사를 기준으로 내 역사를 재고 비교하려는 짓이란 마치 센티미터 단위와 킬로그램 단위를 두고 크고 작음을 비교하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2012년 마무리와 2013년에 대한 다짐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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