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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KIOM 블로그기자단

침 함부로 뱉지 마라 - 동의보감이 제시하는 건강 유지 비결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들의 바람입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사람들은 대개

영양제를 먹거나

  운동을 합니다
(위 사진은 제가 택견을 수련할 때 착용하는 도복입니다)

그런데 동의보감에서 제시하는
양생법(養生法 : 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 관리를 잘 하여 오래 사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의외입니다
같이 살펴볼까요? 


  정기신을 보양함 (保養精氣神)
  정(精)이란 몸의 근본이다. 기(氣)는 신(神)의 주재(主)이다. 형(形)은 신(神)의 집(宅)이다. 그러므로 신을 시나치게 쓰면 다하고(竭 : 고갈되다), 정을 지나치게 쓰면 다하고(竭), 기를 지나치게 피로하게 하면 끊어진다(絶). …… 만약 기가 쇠약하면 형이 소모되니 장생(長生)했다는 사람을 들어보지 못했다. 
…… 몸을 수련하여 양신(養神)한다면 어찌 기가 흩어짐을 면치 못하겠는가?


  안마(按摩)와 도인(導引[각주:1])
  • 『양생서(養生書)』에 이르기를 "밤에 잠에서 깨서 항상 이를 9번 부딪치고 침을 9번 삼키고 손으로 코 좌우 상하를 수십 번 문지른다 ……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이를 부딪치고 아울러 진액을 양치하여 입 가득 삼키고 …… 
  • …… 진액을 36번 입 가시니 신수(神水)가 가득하여 고르고(신수는 입 안의 진액이다/ 한 입을 세 번에 나누어 삼키니 (마시는 바 진액을 나누어 세 모금으로 하여 골골 소리내며 삼킨다)


  섭양
(摄养)과 양생(养生)의 요결(要决)
  "양성(養性)하는 사람은 침을 멀리 뱉지 말고, …… 너무 시장한 후에 먹지 말고, 너무 많이 먹지 말고, 너무 갈증이 나서 마시지 말고, 너무 과다하게 마시지 말라"

  환단 내련하는 법(還丹內煉法)
  『문답(問答)』에 이르기를 …… "신수(神水)는 진액(液)이다. 신수가 입에 있는 것을 화지(華池)라고 한다"고 했다.

 

  제시된 내용을 통해 우리는 양생의 비결로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바로 체내에서 분비되는 진액을 중시한다는 사실입니다. 타액(침)이나 땀, 눈물 등 다양한 체액이 여기에서 말하는 '진액'에 포함되겠지요. 「동의보감」에서는 이 '진액'에 인체의 정수(Essence)가 담겨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진액'을 낭비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어차피 쓰면 다시 만들어지는 게 체액인데, 거기다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험에 대입해보면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름에 유난히 쉽게 지칩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다른 계절과 달리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됩니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면 쉽게 지친다'고 추리해볼 수 있습니다. 땀이 단지 체온 조절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추리는 나올 수 없습니다. 한바탕 울고 나면 몸이 지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눈물'이라는 '진액'을 소모했기 때문이죠.

  이제 길거리에 침을 뱉는 분들이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늘었습니다. 단지 위생이나 미관상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건강이 걸려 있으니까요. 당신의 정수가 담겨 있는 침, 함부로 버리지 맙시다.
 
 
  1. 완역 동의보감, 허준 지음, 최창록 옮김, 푸른사상, 2003 


  = KIOM 블로그기자단 4기 김현혜
  1. 도가(道家)에서 행하는 일종의 치료ㆍ양생법(養生法)이다. [본문으로]